새벽의 연화

2018 윤 생일축하해!

쿠로판다 2018. 9. 26. 22:40
윤의 하루는 연화나 다른 아이들보다 일찍 시작하는 편이다. 모두가 먹을 아침 준비를 해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눈을 떠보니 평소와 달랐다. 아직 모두가 자고있어 조용한 바깥이 소란스러웠다. 천막 입구를 들추고 밖으로 나가니 옆에서 자고있어야할 연화를 포함한 전원이 일어나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평소와 다른 상황에 놀라 물었다.

“어쩐일이야 다들, 이시간에?”
“아, 윤! 좋은아침.”

연화를 시작으로 모두 개성있는 아침인사를 건냈다.

“좋은아침..아니 이 시간에 다들 무슨일로 움직이고 있는거야?”
“오늘은 평소에 우리의 밥을 만들어주고 있는 윤군의 수고를 대신하여 우리가 우리가 모든 일을 할거야.”
“음, 오늘 하루 윤은 편히 쉬도록 해라.”
“아니아니, 갑자기 왜?”
“엣? 그야 오늘은 윤의 생일이잖아.”

생일, 태어난 날을 축하하는 날. 윤은 그것을 잊고있었다. 그도 그럴것이 바깥에서 지속적인 노숙생활을 하다보니 날짜를 셀 여유가 전혀 없었던 것이다. 윤의 경우는 식사나 빨래등 가사에 모든 시간을 소비해 바빴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 결국 모든 동료들이 자신의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 일찍부터 일어나 식사 준비를 하고있었던 것이다. 그 전에는 사람이라 해도 익수와 생활하는 것이 전부였던 윤은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생일을 위해 움직이고 있는 모습을 본 기억이 없다. 윤은 괜시리 마음이 짠해지는 것을 느꼈다.

“자, 식사 준비가 되면 부를테니까 윤은 안에 들어가 쉬고있어.”

연화는 천막 안으로 윤의 등을 떠밀며 말했다. 자신 외에 다른 동료들이 요리하는 모습을 거의 보지못한 윤은 걱정이 됐지만 의외로 강한 연화의 힘에 어쩔 수없이 텐트 안으로 들어갔다. 준비 상황으로 봤을 때, 아침식사 준비까지는 꽤나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았다. 윤은 작은 천막 안에서 달리 할 것이 없어 자리에 다시 누워 눈을 감았다. 눈을 감으니 바깥 소리가 더 크게 들리는 것 같았다.

“신아, 여기 야채 손질을 부탁하네.”
“..응.”
“재료 사왔어.”

식사 준비를 진행하는 소리가 들렸다. 차근차근 잘 진행되고 있는 말소리에 윤은 어린 애들도 아니니 맡기고 그냥 더 자도 괜찮지 않을까 싶었다.

“어라? 아가씨 그거 탄 것같은데?”
“엣? 큰일났다! 불이 너무 셌나봐.”
“불이 문제가 아니라 너무 천친히 뒤적이니 그렇죠.”
“신아! 이것은 감자조림용 감자! 자르지 않아도 괜찮네!”
“아...”

방금 한 생각은 취소. 윤은 이 사람들에게 식사를 맡겨도 괜찮을지 불안해져 잠이 오지않았다. 나가서 상황을 보려했으나 발견한 제노에 의해 저지당했다. 메인요리를  준비중이니 나오면 안된다는 말과함께 윤의 등을 떠밀었다. 천막의 입구가 닫이기 전까지 윤은 걱정의 눈빛으로 식사준비를 하는 동료들을 바라보았다.

언제 다시 잠들었을까. 해는 어느새 높이 떠있었다. 시간이 많이 흐른듯했다. 윤은 슬슬 배가 고파졌다. 다시 밖으로 나가려다 또다시 안으로 등을 떠밀릴 것같아 그만뒀다. 그런 때에 타이밍좋게 천막의 입구가 열렸다.

“오래기다렸지 윤? 이제 나와도 돼.”

연화의 부름에 밖으로 나가니 다른 동료들이 불 앞에 옹기종기 서 있었다. 연화가 그 옆으로 가 하나, 둘. 하고 작은 목소리를 냈다.

“생일 축하해. 윤.”

윤의 얼굴은 부끄러운듯이 살짝 붉어져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