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의 연화

새벽의 연화 전력 60분 [주제-식욕]

쿠로판다 2018. 10. 7. 21:18

“다들-나와서 밥먹어!”

윤의 부름에 동료들은 일제히 하던 일을 멈추고 삼삼오오 모이기 시작했다. 윤은 각자의 그릇에 식사를 덜고 있었고, 한명씩 먹을 분량의 식사를 받아가 자리에 앉았다.

“잘 먹겠습니다-”

그렇게 말하고는 한 숟가락씩 떠먹기 시작했다. 모자라면 더 갖다 먹으라는 윤의 말에 제일 먼저 일어난 것은 학, 그다음은 신아였다. 원래부터 두 사람은 다른 사람들에 비해 먹는 양이 많기 때문에 윤이 처음 담을 때도 둘의 분량을 많이 담지만 역시 부족했던 모양이다.

“그러고보니 갑자기 궁금해졌는데, 신아군의 식욕은 어렸을 때부터 그랬던거야?”

재하의 조금은 뜬금없는 질문에 신아는 고개를 갸웃했다. 재하의 질문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신아의 반응을 본 재하가 설명을 덧붙였다.

“아니, 왜 그..있잖아. 청룡마을은 먹을 것이 그다지 풍족하진 않았을테고, 더군다나 신아군의 음식을 챙겨줄 만한 사람이 있던 것도 아니였을 것같은데 어렸을 때부터 그랬다면 어떻게 챙겨먹었을까-하고.”

신아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 오히려 주변에서 역성을 들었다. 그런 질문은 신아에게 실례이지 않냐며 화를 내는 키쟈나, 학은 아예 팔로 재하의 목을 졸랐다.

“신아, 괜찮아?”
“응..”

신아가 말이 없던 것은 그저 생각을 하고 있어서였다. 확실히 옛날부터 뭐든 먹기는했지만 이렇게 양이 많지는 않았다. 언제부터 많이 먹었냐고 묻는다면 역시 연화를 따라 바깥세상으로 나온 이후부터. 라고 대답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재하의 말처럼 마을에서는 아무도 챙겨주지 않았으니 자신이 직접 먹을 것을 구해야했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었다. 그런 생각을 하느라 아무 말을 안하고 있었더니 모두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신아를 보고 있었고 재하의 목에 걸린 학의 팔은 아직도 풀리지 않은 채로, 오히려 더 세게 힘을 가하는 것이 보였다.

“괜찮아..”

신아의 말에 학의 팔이 겨우 풀렸다. 재하는 살았다, 고 말하며 숨을 내쉬었다. 가면 탓에 신아의 표정이 굳어있어 보였는지 굉장히 미안하다는 표정을 하며 사과를 했다.

“아, 저기..미안해 신아군.”

신아는 고개를 저었다. ‘괜찮아.’ 그의 대답이였다. 생각치 못한 질문이였지만 그렇다고 이상하다고 느껴지는 질문은 아니라고 신아는 생각했다. 오히려 고마웠다. 만약 재하가 아니였다면 지금 이 생활이, 맛있는 음식을 배불리 먹을 수 있다는 것이 그냥 당연하다고 생각될 뻔했으니까. 오히려 어째서 재하가 미안해하는 것인지, 신아는 이해가 잘 가지않았다. 무언가 오해를 할만한 행동을 한 것일까. 신아는 빨리 오해를 풀고자 재하의 물음에 대답을 했다.

“윤이 해준 밥..처음 먹었을 때부터.”

신아의 대답에 모두의 표정은 조금 나아졌다. ‘질문에 대한 답을 생각하고 있었을 뿐이구나.’ 라고 생각했다. 신아도 모두의 표정이 풀려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동시에 이 말을 전해야할지 고민했다. 하지만 고마울 때는 반드시 그 감정을 전해야한다고, 어렸을 때 누군가로 부터 배운 기억이 어렴풋이 났다. 지금 이 시간을 다시한번 생각하게 해준 재하에게, 밥을 해준 윤에게, 자신을 그 마을에서부터 데리고 나와준 연화에게, 그리고 같이 여행을 다녀주는 학과 키쟈, 제노. 모두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어졌다.

“저기...”

다시 밥을 먹기 시작한 모두가 빠짐없이 신아를 바라봐주었다.

“고마워..”

그 말을 들은 모두는 환하게 웃어줄 뿐, 그것에 대해 캐묻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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