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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캣이 레이디버그 정체 알고있다는 설정.
*늘 그렇지만 폰글입니다.
*띄어쓰기, 오타 있을 수있습니다.
사람들이 집으로 돌아가 가족들과 시간을 보낼 무렵, 마리네뜨는 자신의 방에 박혀 밀린 과제를 하고 있었다.
"어휴, 영웅 일이 싫은건 아니지만 이럴 때는 정말 곤란해. 또 과제 할 시간이 줄어들어버렸어."
한숨을 내쉬며 마리네뜨는 책상 앞에 앉아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았다. 학생들 대부분이 그렇듯 마리네뜨 또한 과제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복잡한 공식이 있는 수학과 과학, 책을 읽고 그 책의 화자가 무슨 의도로 이 이야기를 썼는지 별다른 생각이 들지 않는 내용이였음에도 불구하고 억지로 생각을 만들어 써내려가야하는 글쓰기 등. 창작이나 공작등 자신이 좋아하는 숙제가 아니면 대체로 힘들어했다. 특히 수학은 마리네뜨에게 취약한 과목이었기에 수학숙제가 있는 날은 거의 밤을 꼬박 새서 숙제를 마치기도 했다.
얼마 전까지는.
최근에 마리네뜨는 수학숙제 때문에 밤을 새는일이 없어졌다. 밤에 몰래 찾아오는 가정교사 덕분이었다.
똑똑-
호랑이도 제 말하면 찾아온다고 하던가.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마리네뜨는 이 복잡한 과제를 문제를 도와줄 조력자가 왔음에 반가움을 감추지 못한 목소리로 창문을 열며 조력자를 반겼다.
"어서와요. 블랙캣!"
"공주님 오랜만이야. 날 이렇게나 반겨주다니, 또 안풀리는 문제라도 있었나보지?"
"들켰어요? 사실 수학문제가 안풀리던 참이거든요..그보다 오랜만이라니 저희 어제 밤에 만났거든요?"
마리네뜨도 블랙캣이 눈치챌 거라고는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평소 그가 찾아왔을 때도 물론 인사는 했지만 어려운 문제를 안고 있을 때는 평소보다 배는 그가 찾아온게 반가워서 저도 모르게 목소리 톤이 높아지곤했으니까.
"대신 오늘은 간식으로 크로와상도 준비해 뒀다구요. 블랙캣 빵 좋아하잖아요."
"내 취향을 벌써 거기까지 안거야? 고마워."
"그정도야 처음 왔을때 부터 알았죠. 그 대신 이 문제 푸는 것 좀 도와주세요."
"공주님이 원하신다면야 뭐든."
수학에 약한 마리네뜨와 다르게 블랙캣은 수학이나 과학등 복잡한 수식이 있는 과목에 강했다. 대신 뭔가를 만드는 것에는 약했다. 슈트 때문에 손가락 끝이 고양이 손톱처럼 뾰족해지는 걸 감안하더라도 그의 손재주는 썩 좋지 못했다. 그래서 블랙캣이 마리네뜨의 숙제를 도와주는 대신, 종종, 마리네뜨는 블랙캣이 뭔가 손재주를 요하는 일을 해야할 때 도움을 주곤 했다. 다만 그 비중이 마리네뜨가 블랙캣을 돕는 것보다 블랙캣이 마리네뜨를 돕는 쪽이 컸기 때문에 마리네뜨는 종종 블랙캣이 놀러왔을 때 간식을 대접하는 조건을 덧붙였다.
이블 아티스트 때 처음 만난 이후, 당연하겠지만 마리네뜨는 마리네뜨 모습으로는 블랙캣을 만난 일이 없었다. 마리네뜨도 더 이상 마리네뜨인 채로 블랙캣을 마주할 리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블랙캣이 찾아왔다. 그가 마리네뜨를 부르는 행동은 늘 같았다. 창문을 두어번 두드리면 마리네뜨는 창문을 열어주었다. 처음 블랙캣이 마리네뜨 집으로 찾아왔을 때에도, 마리네뜨는 수학과제로 앓고 있었다. 도저히 푸는 방법을 알지 못하겠는 문제때문에 마리네뜨는 한참을 생각하며 문제를 노려보고 있었다. 그런 때에 밖에서 뭔가 창문에 부딪히는 소리가 났다. 마리네뜨는 문제와 눈씨름 중이었기 때문에 몇번 소리가 났지만 들리지 않았다. 옆에 있던 티키가 알려주지 않았더라면 아마 그 후로도 소리를 못들었을지도 모른다. 티키의 말에 마리네뜨는 창가로 다가갔다. 누가 장난삼아 밖에서 뭘 던지나 싶었던 마리네뜨의 예상과는 다른 인물이 있었다.
"브, 블랙캣?"
"안녕, 공주님?"
"여,여긴 어쩐일이세요?"
마리네뜨는 빌런이라도 나타났나 싶었지만 그렇다고 하기엔 밖은 무척 조용했고, 무엇보다 서로의 정체를 모르는 상태에서 블랙캣이 마리네뜨의 모습인 자신을 찾아올 리는 없었다.
"전에 빌런이 나타났을 때 이후론 한번도 못봤잖아? 잘 지내나 궁금해서 와봤지."
"네에! 저야 무척 잘 지냈죠. 그럼 확인 하셨으니 이만.."
애초에 블랙캣에게 별 관심이 없는 마리네뜨는 한밤중에 찾아온 불청객에게 굳이 관심을 주고싶지 않았다. 가뜩이나 수학 과제때문에 머리가 복잡했기에 더더욱. 마리네뜨는 확인했으니 가라는 뜻으로 창문을 다시 닫으려 했으나 검은 손이 그것을 막았다.
"모처럼 이 몸이 보러 왔는데 그냥 보내기야?"
`와달라고 한적도 없잖아!` 소리없는 외침이었다. 마리네뜨는 억지로 미소지으며 그를 내쫒으려 했다.
"어머, 일부러 찾아와주셨는데 죄송하지만 제가 숙제때문에 무~지 바쁘거든요. 죄송하지만 나중에 오시면 대접해드릴게요."
"이렇게 추운 날 힘들게 만나러 와줬는데 매정하네. 어디 따뜻한 곳에서 몸 좀 녹였으면 좋겠는데."
방에 들어오고 싶다는 노골적인 표현이었다. 마리네뜨는 한숨이 나왔다. 가뜩이나 수학과제가 어려운데 도움안되는 고양이까지 괴롭히고 있다니. 마리네뜨는 액땜이라고 생각하기로 하며 블랙캣을 안으로 들이기로 했다.
"하아- 들어오세요. 대신 말했듯이 지금 숙제때문에 블랙캣이랑 놀아줄 수는 없고 차 한잔 드릴테니 그거라도 드세요."
"어떤 숙젠데?"
"어려운 수학과제가 있거든요."
"수학이면 또 이 몸이지. 수학왕이라 불리는 내가 도와줄게."
"네? 돼,됐어요!
잠깐 좀 볼까? 라고 말하며 블랙캣은 멋대로 마리네뜨의 과제 노트를 가져다봤다. 제멋대로인 블랙캣의 행동에 마리네뜨는 화가 났다. 블랙캣에게서 노트를 뺐으려고 한 순간 마리네뜨는 블랙캣의 말에 행동을 멈췄다.
"이건 이 공식을 쓰면 되네. 그리고 이건 이렇게."
블랙캣은 책상 위에 널부러져 있던 연필을 가져다 문제에 풀이를 써가며 설명을 했다. 마리네뜨는 화내려는 것도 잊고, 블랙캣의 풀이에 집중했다. 알기쉬운 설명에, 심지어는 정답도 맞았다. 블랙캣이 공부를 잘 할줄은 몰랐다. 빌런과의 싸움 때 보면 늘 블랙캣은 머리보다 몸이 먼저 나가는 타입이었다. 그래서 공부도 못 할 줄 알았다. 적어도 마리네뜨의 기억에는. 그러나 블랙캣의 의외에 모습에 마리네뜨는 블랙캣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수정할 수 밖에 없었다. 수정하고 생각해보니 가끔 마리네뜨가 얘기하지 않더라도 블랙캣 스스로 고대의 재앙을 사용해 빌런의 움직임을 막는등의 행동을 한 적이 있었다. 의외의 면을 발견하자 마리네뜨는 어쩐지 블랙캣에 대한 그다지 없던 호감이 생겨났다.
그 후로도 마리네뜨는 혼자 어려워서 풀지 못했던 문제들을 물어봤고, 블랙캣은 알기쉽게 설명해주었다. 문제가 어려웠던거지 양이 많았던건 아니기 때문에 얼마지나지 않아 과제는 마무리 되었다. 마리네뜨는 문제 하나하나 친절히 알려준 고양이에게 감사인사를 하기로 하며 잠깐 기다리라고 말하고는 방 밖으로 나갔다.
얼마지나지 않아 마리네뜨는 그릇 한 가득 남은 빵과 따뜻한 코코아를 컵에 담아가지고 와, 블랙캣 앞에 내려놓았다. 갓 구운 빵은 아니지만 그래도 진한 버터향이 나는 크로와상이었다. 블랙캣은 빵 냄새가 좋았는지 빵에 코를 대고는 킁킁댔다. `뭐야, 강아지도 아니고.` 마리네뜨는 속으로 조금 웃었다. 아까 쌓인 호감때문인지 우스꽝스러워 보일 수도 있는 그의 행동이 어쩐지 귀여워 보였다. 바로 덥썩 집어먹을 줄 알았는데 어쩐지 블랙캣의 손은 빵 앞에서 멈춰있었다.
"왜 안드세요?"
"이거 나 먹으라고 가져온거야?"
"그럼 왜 가져왔겠어요. 과제 도와준 답례에요."
블랙캣은 환하게 웃더니 크로와상 하나를 집어 먹기 시작했다. 애초에 양도 많고 코코아 컵도 두개건만. 설마 자기 혼자 먹으려고 했다고 생각한 것일까.
배가 고팠던건지 아니면 그저 빵을 좋아하는건지 마리네뜨는 알 수 없었지만 아무튼 블랙캣의 빵먹는 속도는 빨랐다. 처음 보는 것같은 그의 환한 미소를 보고, 마리네뜨도 옆에 있는 코코아를 마셨다. 하나, 두개 먹더니 배가 부른지 더 이상 빵에 바로 손을 대지 않았다. 블랙캣이 빵을 먹는 것을 지켜보던 마리네뜨는 자신이 빵만 감사의 의미로 주었지 실제로 고맙다고 얘기는 하지 않은 것을 기억해 냈다.
"아깐 과제 도와줘서 고마워요. 덕분에 빨리 끝냈어요."
"뭘, 그정도야 나한텐 식은 죽먹기지."
자신만만하게 이야기하는 모습도 어쩐지 미워보이지 않았다. 평소보다 호감도가 올라간 탓이겠지. 블랙캣의 인상이 바뀐김에 마리네뜨는 블랙캣에 대한 자신의 고정관념들을 하나씩 고쳐나가기로 했다.
그 이후에도 블랙캣은 자주 놀러왔다. 보통 과제를 하거나 그게 없을땐 서로 있었던 일을 이야기를 하곤했다. 마리네뜨의 경우는 대부분 학교에서 있었던 일이었고(특히 짝사랑 상대에 대한), 블랙캣의 경우는 빌런이 나타났을 때 레이디버그가 빌런을 어떻게 처리했고 얼마나 멋있었는지에 대한 얘기였다. 마리네뜨는 자신도 현장에 레이디버그로써 있었지만 그것을 드러낼 수는 없었기에 블랙캣이 하는 말에 맞장구를 쳐주었다. 처음에는 부족한 연기력으로 힘들었지만 점차 나아졌다. 같이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 그만큼 더 친해지는 것도 당연했다. 어느샌가 마리네뜨에게 블랙캣은 꽤나 큰 존재로 자리잡아 있었다.
블랙캣의 도움으로 수학과제는 마무리 되었다. 남은건 독후감 뿐이었기에 블랙캣이 더 이상 도와줄 것은 없었다. 마리네뜨가 독후감을 쓰는 동안, 블랙캣은 얌전히 크로와상만 먹고 있었다. 문득 블랙캣이 질문을 던졌다.
"공주님."
"네?"
"공주님은 좋아하는 사람 있어?"
지금 상황에서 너무나도 뜬금없는 질문이었다. 분명 전에 아드리앙을 좋아한다고 얘기 했었는데. 마리네뜨는 눈을 크게 뜨고 굳은 채로 블랙캣을 바라봤다. 사실상 현재 마음에 둔 사람은 따로 있었지만 직접적으로 대답해 주었다간 그 후로 숙제에는 손을 대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리네뜨는 굳은 얼굴을 풀고 살며시 미소 지으며 말했다.
"블랙캣, 저 지금 숙제 중이잖아요. 숙제 중일 땐 말걸지 말라고 했죠?"
마리네뜨는 다시 책상으로 몸을 돌렸다. 아마 자신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블랙캣이 알지 못하도록.
`무슨의미인지 못 알아들었겠지?`
둔한 고양이니까 모르겠지. 라고 생각하며 마리네뜨는 쓰던 글을 마저 써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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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밤, 지붕 위에 검은 인영이 뛰어 다니고 있었다. 그러다 한 집에 도착한 인영은 익숙하게 창문을 열고 한 방에 들어갔다. 곧바로 검은 옷 주변으로 빛이 생기더니 몸에 착 붙는 검은 옷이 청바지와 셔츠로 변했다. 그의 주변에 검은 물체가 떨어졌다.
"힘들어- 더는 못 움직여."
"수고했어. 플랙."
검은 옷을 입고 있던 소년, `아드리앙`은 가방에서 치즈 한 조각을 꺼냈다. 플랙은 못 움직이겠다고 말한지 몇 초 지나지 않았는데도 빠른 속도로 날아서 아드리앙이 들고 있던 치즈를 한 입에 삼켰다. 아드리앙은 곧바로 침대에 엎어졌다.
"그건 그렇고. 대체 언제까지 찾아갈 셈이야?"
"어디를?"
"시치미 떼지마. 네가 매일 출석도장을 찍고있는 그 여자애 집이 당연하잖아."
"그야 물론..나를 좋아해줄 때까지?"
너도 참 지극정성이다. 혀를 차며 말하는 플랙의 말은 굳이 대꾸할 필요성이 없었기에 무시했다. 사실 플랙의 말에 일일히 대꾸하기엔 아드리앙의 머릿 속에 남은 공간이 없었다.
레이디버그의 정체는 마리네뜨. 아드리앙은 언제부턴가 그 사실을 알게 되었다. 마리네뜨가 레이디버그라는 것을 알게되자마자 아드리앙은 이런게 운명인가 싶었다. 레이디버그가 흘린 역사책 사건에서 레이디버그과 자신이 같은 학교, 같은 학년이라는 것은 인지하게 되었지만 설마 바로 옆에 있었을 줄이야. 마리네뜨가 레이디버그라고 인지하자 아드리앙은 마리네뜨를 다시 생각하게 됐다. 생각해보니 그녀는 자신과 이야기할 때는 횡설수설하는 의아한 부분이 있긴 했지만, 그녀의 행동력과 판단력은 레이디버그라는 것을 다시한번 확신시켜주었다.
그 후 아드리앙은 마리네뜨에게 어떻게 하면 그녀가 자신을 제대로 보게 할 수 있을지 그 방법을 생각했다. 아드리앙의 모습일 때는 마리네뜨가 친구로써 호감있는 모습을 보여줬기에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았다. 문제는 블랙캣이었다. 레이디버그일 때로 봤을 때 블랙캣에게는 정말 딱 파트너 이상의 호감을 보이지 않았다. 장난많은 성격을 싫어하나 싶었지만 아드리앙일 때도 아예 장난을 안치는건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드리앙과 블랙캣에 대한 반응은 달랐다. 그 문제에 대한 답은 당시의 아드리앙으로썬 알 수없었다. 아드리앙은 어떻게해서든 블랙캣 모습으로 그녀의 호감을 얻고싶었다. 아드리앙도 좋지만 좋아하는 그녀에게 만큼은 꼭 본래 모습으로 사랑받고 싶었다. 그렇게 생각한 아드리앙의 머릿속에 한가지 스친 생각이 있었다.
같이 있는 시간이 길면 더 친해진다고들 한다. 일년에 몇번 볼까말까한 사람보다 반 친구들과 더 친해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기에 아드리앙은 블랙캣 모습으로 마리네뜨의 집에 찾아갔다. 처음 찾아갔을 때는 거부하던 그녀도 점차 익숙해졌는지 자신이 창문을 두드리기만 해도 알아서 문을 열어주었다.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시간은 역시 즐거웠다. 마주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물론, 마리네뜨의 과제를 도와주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이야기를 나누다 알게된 사실인데 그녀는 아드리앙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자기 앞에서는 그렇게 횡설수설 한 것이란 것을, 그 때 알았다. 자신을 좋아한다는 말이었지만, 어쩐지 기쁨보다는 불안감이 컸다. `그렇다면 블랙캣으로써의 자신은 마리네뜨의 마음 속에 들어가지 못하는걸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곧바로 마음을 고쳐먹었다. 그녀가 아드리앙을 좋아한다면, 그 이상으로 블랙캣의 존재를 키워나가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녀에게 더욱 다가가려고 노력했다.
블랙캣의 노력은 헛되지 않았다. 마리네뜨가 블랙캣을 대하는 태도는 조금씩 변해갔다. 사실 변했다고 할 것도 없었다. 늘 대화, 아니면 숙제를 돕거나 숙제를 도울 필요가 없을 땐 가만히 앉아있거나 준비된 간식을 먹는 것이 마리네뜨의 집에 놀러가서 블랙캣이 하는 전부였으니까. 여튼 사랑에 의한 콩깍지로 인한 것인지 블랙캣의 눈에는 마리네뜨의 행동에 변화가 있다고 생각했다. 과제를 하고있는 마리네뜨의 뒷모습을 보면서, 블랙캣은 오로지 마리네뜨 생각 뿐이었다. 앞으로 어느정도가 지나야 그녀가 나를 봐줄까 하는 생각. 아직도 마리네뜨의 마음 속에는 아드리앙만이 존재하고 있는지 무척이나 궁금했다. 원래 그녀가 숙제를 하고 있을 때에는 말을 걸지 않는게 암묵적인 룰이었으나 블랙캣은 참지 못하고 물었다.
"공주님."
"네?"
"공주님은 좋아하는 사람 있어?"
예상 외의 질문이었는지 마리네뜨는 저를 보고 굳은 얼굴을 했다. 자신이 생각하기에도 뜬금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그 부분은 신경쓰지 않기로 했다. 곧 마리네뜨의 표정이 풀렸다.
"블랙캣, 저 지금 숙제 중이잖아요. 숙제 중일 땐 말걸지 말라고 했죠?"
그 후, 마리네뜨의 집을 나서서 자신의 집으로 돌아갈 때까지, 그리고 돌아와서 변신을 푼 후에도 마리네뜨가 한 말만이 머릿 속에 맴돌았다. 사실 마리네뜨의 독후감이 끝난 후에도 얼마든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하지만 블랙캣, 아드리앙은 그렇지 못했다. 그 말이 신경쓰여 마리네뜨와의 대화에 집중할 수 없었을테니까. 갑자기 돌아간다고 한 것에 의아함을 느꼈겠지만 그것에 신경쓸 여유도 없었다. 블랙캣의 질문에 대한 마리네뜨의 대답은 사실 예상 밖이었다. 차라리 옛날같았으면 아드리앙이라고 망설임없이 대답했을텐데 그것도 아니었다. 이제 마리네뜨는 아드리앙마저 좋아하지 않는걸까. 속으로 고민하고 입 밖으로 내기를 몇 번, 플랙은 이제 그만 좀 하고 자라며 짜증을 부렸다. 아드리앙은 고민을 품은 채 누웠다. 내일 아드리앙으로써 마리네뜨와 만날 생각을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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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랄까..쓰고보니 그냥 고구마 백개먹은 아드리앙 삽질 글이 되어버린..제 글은 왜 항상 남는게 없는거 같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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